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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검측과 시공확인, 왜 디지털화가 필요한가 ?

최종 수정일: 2023년 8월 10일

이기상

건축사·건축시공기술사·건설법무학 박사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국토부는 2018년 스마트 건설 로드맵, 2022년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 S-Construction 2030」을 발표하면서 건설산업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특히 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반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다양한 스마트건설과 안전 관련 R&D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방안들을 따라가면 건설분야에서도 챗GPT, AI 가 먼 이야기가 아니다. 조만간 로봇이 공사하는 시대가 올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엄청난 사건들을 목도하고 있다. 작년 1월 11일 광주에서 10여개 층이 무너지면서 여섯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 올 4월 29일 인천검단에서는 주차장이 붕괴된다. 두 기사에서 현장명과 날짜를 바꾸면 시공확인·감리부실, 상이시공, 철근누락, 콘크리트 품질 불량 등 거의 동일한 단어가 반복된다. 결말도 똑같다. 전면 재시공, 건설사가 초대형 메이저사라는 것도 같다. 쌍둥이 같다.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검단 사고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지하 주차장 구조 계산상 모든 기둥에 철근(전단보강근)이 필요한데, 일부 적용되지 않았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하고 승인하고 시공하는 과정에서 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치에 미달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를 거슬러 올라가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참사 이후 53년 동안 변한 게 없다는 자조적인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철근누락과 총체적 부실이란 단어가 현 상황을 대변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공사과정의 재구성

작년 광주화정 아파트 붕괴사고와 인천검단 붕괴사고의 사고조사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현장조사와 설계도서에 근거하고 있다. 전게 했듯이 사고 원인은 추상적이다. 만약 이게 형사사건이라면 이런 보고서가 통할까. 형사사건은 인과관계라는 큰 틀에서 사건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형사사건은 현장 증거 뿐만 아니라 고도의 분석을 통해 범인의 범행 동기와 동선, 증거들을 시계열별로 나열한다. 범죄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프로파일링까지 동원하며 범인의 머릿속에 들어가야 하는 사건도 있다. 모든 것이 구체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다시 부실공사 논쟁으로 돌아와, 인천검단 현장의 공사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을까 반문해 본다. 우리는 과연 돌이킬 수 있는 시점을 찾을 수 있을까? 공사과정에는 마디가 있다. 한단계가 끝나야 다음단계로 넘어간다. 그 마디 마디마다 검측이라는 행위가 따른다. 검측이란 시공자의 공사 부위를 감리자가 검사, 측정, 승인하는 절차를 말한다. 검측은 문서로 이루어진다. 시공책임자와 감리책임자의 서명이 기재된다. 각종 자재나 설계변경을 승인하는 것도 문서로 이루어진다.

문제는 이 문서들이 하드카피로 작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30∽40년 전 방식 그대로 수기식인 것이다. 일일이 종이를 넘기며 읽지 않고는 공사과정에 대한 추적이 어렵다. 종이서류의 문제점은 몰아쓰기가 가능해 실제 작성시간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과 도장을 찍었을 때 작성자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검측서류를 작성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사고조사 보고서에는 이 부분에 관한 설명도 없다.

설계도면은 어떤가? 철근 검측방식은 현장에서 설계도면과 비교하여 철근 댓수를 세고, 규격도 검사하고, 긴결상태도 검사해야 한다. 그렇다면 도면대로 철근이 시공될 수 밖에 없는데, 왜 시공자가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하고 감리자가 놓쳤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콘크리트 품질검사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냥 철근 갯수를 놓쳤다는 거다. 총체적 부실이라는 것이다. 공사과정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 돌이킬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없다. 공사과정의 「재구성」이 안된다. 바둑으로 치면 복기가 안된다.

시공 영상기록과 검측·시공확인 디지털화 전환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를 접하면 용병, 드론, 집속탄, 초음속 미사일 이런 단어가 나온다. 전쟁은 상대방을 압도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무기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공사현장 붕괴 이슈를 부실 시공확인, 부실감리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그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 적을 무찌르기 위한 혁신적인 무기를 찾을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7월 현장을 찾아 건설사들에게 중요공종 동영상 기록관리을 권유했다. 대형건설사들이 앞다투어 “적극동참”을 천명했다. 마치 부실공사를 적으로 보고 이를 어떻게 무찌를까 고민하다 혁신적인 무기를 내놓은 것 같다. SH공사는 앞으로 발주하는 100억원 이상 건설공사에 동영상 기록 의무화를 선언했다. 블랙박스처럼 공사현장을 기록해서 공사과정을 「재구성」하겠다는 것이다. 대전환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바로 검측문서 작성의 디지털 전환이다. 2023년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기술자들은 손에 볼펜과 종이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1일 인천검단 보고서 말미를 보면 「검측자료의 디지털화를 통한 체계적 공사관리」가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LH도 쇄신책 중 하나로 「영상기록검측, 디지털 시공 확인 체계로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맥락이 동일하다. 모바일 워크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이 해법이다.

구체적으로 시공자가 스마트폰 검측앱을 통해 검측서와 체크리스트를 감리자에게 송신하고, 감리자도는 이를 통해 검측하고 서명하고, 검측문서들은 전자문서화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공사현장의 투명성 객관성 확보와 함께 공사과정의 재구성이 가능해 질 것이다. 전자문서로 가면 탄소저감도 실현할 수 있다. 엄청난 양의 전자문서 페이지를 세어본다면 구체적으로 저감된 탄소량을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석이조다.

혁신의 비법은 단 하나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해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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